영어공부 혼자하기, 반복 실패 끝에 찾은 루틴
영어공부 혼자하기는 늘 해보려다 실패하기를 반복해왔다. 인터넷에 떠도는 자기주도 학습법, 스터디 유튜버들의 콘텐츠, 다양한 인강과 교재들을 접했지만 결과는 매번 같았다. 며칠은 잘하다가 흐름이 끊기고, 금세 다른 일에 밀려나게 되었다. 나에게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스템’의 부재였다. 혼자 한다는 건 계획부터 실행, 피드백까지 전부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게 처음엔 멋있어 보였지만, 실제로 해보면 버거운 일이었다.
혼자 공부했던 방법들
내가 시도했던 영어공부 혼자하기 방식은 다양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단어장 외우기였다. 하루에 단어 50개씩 외우겠다고 다짐하고, 형광펜으로 색칠하면서 외워나갔다. 하지만 일주일도 못 가서 외운 단어 절반은 까먹고, 문장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단어만 알면 영어가 된다는 환상은 그때 깨졌다.
그다음엔 유튜브 영어 채널을 매일 보기로 했다. ‘영어회화 100문장’, ‘기초 회화 표현’, ‘네이티브가 자주 쓰는 영어’ 같은 영상들을 정리해가며 봤다. 문제는 영상은 늘 틀어놓지만, 따라 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도 모르게 ‘이해’ 중심으로 공부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입은 닫힌 채, 머릿속으로만 알고 넘어갔다.
교재로 하는 영어 공부도 몇 번 해봤다. 하루 2장씩 진도 나가는 계획을 세우고,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했다. 문법 파트에서는 이해도 되고 문제도 잘 풀렸지만, 말하기 파트에선 막혔다. 말할 상대가 없었고, 스스로 질문을 만들기도 어려웠다. 무엇보다 피드백이 없으니 내가 뭘 잘하고 뭘 못하는지 판단이 안 됐다.
실패를 반복한 이유
혼자 하는 영어공부의 가장 큰 함정은 ‘착각’이다. 오늘 열심히 공부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단어만 외우고 문장 하나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영어는 ‘소리’의 언어인데, 나는 늘 조용히 공부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말하기 없이 영어를 공부하는 건 수영장 바깥에서 수영법을 익히는 것과 같다. 이론만 배워서 실전에선 아무것도 못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검증’이 없다. 혼자 공부하면 피드백이 없다. 맞았는지 틀렸는지, 문장이 자연스러운지 어색한지 알 길이 없다. 그러다 보니 늘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 처음 공부했던 내용을 한 달 뒤에 또 공부하고 있는 나를 보며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이게 내가 반복해서 혼자 공부하다 무너졌던 이유다.
한계를 느끼고 방향을 바꾸다
이런 과정을 반복한 끝에 깨달은 건, 혼자 공부는 보조 수단이어야지 중심이 되면 안 된다는 점이다. 혼자 하는 건 복습과 정리에 적합하지만, 새로운 표현을 배우고 말하는 훈련은 구조적인 피드백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강의 수강을 결정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받는 게 아니라, ‘실제 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수업을 찾기로 한 것이다.
다시 시작한 공부 방식
수업은 내가 이전에 시도했던 방식과는 완전히 달랐다. 문법 설명보다 문장을 통째로 익히게 했고, 단어 나열보다 상황 속 표현에 집중하게 했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반복과 말하기’였다. 하나의 문장을 10번 이상 입으로 말하고, 그 문장을 변형해서 3~4가지 상황에 맞게 활용해보게 했다.
예를 들어 “Can I get a coffee?” 같은 문장을 배우면, 그걸 “Can I get a sandwich?”, “Can I get your number?”처럼 바꿔본다. 이 연습이 말문을 트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문장이 입에 붙는 경험은 혼자 공부할 때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각이었다.
덩어리영어 방식의 효과
수업에서 사용된 방식은 덩어리영어였다. 단어가 아니라 문장 전체를 청크 단위로 익히는 방식이다. 이게 왜 중요한지는 수업을 들으며 깨달았다. 단어만 알면 문장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익숙한 문장을 통째로 알고 있으면, 그걸 약간만 바꿔서 계속 응용할 수 있다. ‘덩어리’로 기억하니 회화 속도가 붙는다. 이건 혼자 공부할 땐 절대 만들 수 없는 구조였다.
강의 방식이 주는 동기
강의는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계속해서 내가 말하고 피드백 받는 구조였다. 말한 문장은 바로 교정됐고, 틀려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있어서 위축되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면 ‘오늘 내 입에서 나온 영어’가 분명히 있었다. 이게 공부를 지속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동기였다.
또한 수업은 반복적으로 복습을 유도하는 구조였다. 과제가 많지 않지만, 적당한 분량의 복습 미션이 있어 매일 조금씩 말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었다. 혼자 할 때는 이런 구조를 스스로 만들기 어려웠다.
수강료에 대한 생각
수강료는 처음엔 부담스럽다고 느꼈다. 혼자 공부하면 거의 돈이 들지 않으니까 비교가 되었다. 하지만 몇 주만에 생각이 바뀌었다. 이건 ‘투자’였다. 효과 없이 계속 제자리인 공부에 시간과 돈을 쓰는 게 진짜 낭비였다. 그에 비하면 이 강의는 뚜렷한 결과를 준다. 말할 수 있는 문장을 갖게 된다는 건 단순한 변화가 아니다.
혼자 공부와 수업의 균형
지금은 수업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혼자 하는 학습은 복습과 기록, 정리로 한정하고 있다. 이 방식이 가장 안정적이다. 수업에서 배운 걸 노트에 정리하고, 집에서 5분씩 소리 내어 말하며 복습한다. 그걸 다시 수업에서 점검받는다. 혼자 공부만 할 땐 불가능했던 선순환 구조다.
이런 방식 덕분에 영어가 점점 내 것이 되고 있다는 실감이 든다. 유튜브 영상도 자막 없이 보는 시간이 늘었고, 낯선 표현도 문맥으로 추측해서 이해하게 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외국인을 봐도 피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건 자신감이 생겼다는 증거다.
실전에서 변화를 느낀 순간들
최근에 외국인 손님이 가게에 들어왔을 때, 나는 예전처럼 뒤로 숨지 않았다. "Do you need any help?"라고 말을 걸 수 있었고, 대답을 이해한 후에 간단한 설명도 이어갈 수 있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이 되면 숨기 바빴는데, 이제는 눈을 보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혼자 공부로는 결코 만들 수 없었던 변화다.
또한 여행 준비를 하며 영어로 된 정보를 검색할 때, 번역기 없이도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었다. ‘문장을 읽는다’는 느낌이 들었고, 영화 자막도 이제는 가끔 끄고 본다. 이 모든 변화는 반복 학습과 말하기 훈련에서 비롯되었다.
나만의 하루 영어 루틴 만들기
지금은 매일 아침 10분, 자기 전 10분씩 영어 루틴을 유지한다. 아침에는 전날 배운 표현을 소리 내어 5번씩 말해본다. 잠들기 전에는 그날 들은 표현을 일기처럼 간단히 적어본다. 이 루틴은 짧지만 꾸준히 하면 생각보다 강력하다. 핵심은 ‘매일 소리 내어 말하기’다.
내가 느낀 건, 영어공부 혼자하기를 제대로 하려면 ‘혼공용 루틴’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단순히 계획만 세우면 흐지부지된다. 말하고 쓰고 피드백 받는 구조 안에서 혼공이 살아난다.
영어공부 혼자하기에 대해 다시 말하자면
혼자 공부하는 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말하기, 피드백, 동기, 반복… 이 네 가지는 혼자 하기 어렵다. 그걸 보완해주는 시스템이 있어야 영어는 실력이 된다. 나는 그걸 뒤늦게 깨달았고, 이제는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영어공부 혼자하기는 더 이상 주된 전략이 아니다. 수업을 중심으로, 복습과 정리는 스스로 한다. 이 조합이 지금까지 내가 해온 어떤 방법보다 효과적이다. 실패를 반복한 끝에 비로소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이 보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영어공부는 더 이상 두렵거나 지겹지 않다. 혼자 하면서도 외롭지 않고, 꾸준히 하면서도 막막하지 않다. 내가 말할 수 있다는 실감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