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STUDY _review

영어회화 공부 혼자하기, 단어 외우다 포기한 날부터 말문이 트였다

우주를만들것도아니고 2025. 5. 15. 09:53
728x90
반응형

“혼자서 영어회화 공부해 봤자 소용없다.”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이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고, 어느 정도는 틀린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대부분 혼자 하면 ‘틀린 방식으로’ 공부한다. 그래서 효과가 없다.

나도 똑같았다.
대학 졸업하고 나서 스펙 때문에 영어회화가 급해졌다.
토익은 어떻게든 올렸지만, 회화는 도무지 늘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게 ‘혼자 공부하기’였다.

처음엔 나름 철저했다.
유튜브 구독 채널만 20개 넘게 돌렸다.
해외 드라마 자막 없이 보고, 단어 정리 노트 만들고,
심지어 미국인 교사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스크립트도 인쇄해서 외웠다.

그렇게 몇 달을 투자했다.
그런데도 말문은 트이지 않았다.
듣기는 조금 늘었지만, 정작 말할 때 입이 움직이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단어가 돌고 있었고, 입은 그 단어들을 줄 세우느라 바빴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공부하고 있는 게, 진짜 ‘말하기’ 중심의 공부가 맞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
아니다.


지금 돌아보면 내가 했던 건 말하기 공부가 아니라 ‘해석 훈련’이었다.
즉, 머릿속에선 번역이 가능했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없었다.

그걸 깨닫고 나서 공부 방식 전체를 갈아엎었다.
그리고 바꾼 후부터 영어가 달라졌다.

내가 바꾼 건 딱 한 가지다.
단어 중심 학습을 버리고, 문장 중심 학습으로 전환했다.

그 핵심이 바로 ‘청크’였다.
청크란, 의미 단위로 묶인 문장의 덩어리다.
예를 들어,

I’m not sure if I can make it.
이라는 문장을 보면,
우리는 보통 I / am / not / sure / if / I / can / make / it
이렇게 단어 단위로 잘게 쪼갠다.


문법도 분석하고, 해석도 한다.
문제는 그렇게 외워서는 절대 **‘말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 인간의 뇌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MIT 언어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두뇌는 단어 하나하나보다, ‘청크’로 묶인 정보를 더 쉽게 기억하고 더 빨리 재현한다.
쉽게 말해, 뇌는 "덩어리로 기억할 때"만 실시간 말하기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영어회화 공부를 완전히 바꿨다.

하루 5문장씩,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통문장을 골라 통째로 익혔다.
단어는 따로 해석하지 않았다.
해석도 한 번만 하고 말았다.
대신 문장을 100번 이상 중얼거렸다.

입에 붙을 때까지.


지하철에서도 중얼거렸다.
혼잣말처럼, 마치 나의 말인 것처럼.

예전에는 영어문장을 보면 ‘이걸 해석하면 뭐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지금은? 그 문장이 ‘내 말’처럼 느껴진다.
이 차이가 결정적이다.

그렇게 바뀌고 나서 영어회화 공부는 전혀 다른 게임이 됐다.
스트레스가 사라졌고, 말하기가 자연스러워졌다.
처음엔 하루 5문장이었지만, 3개월쯤 지나고 나서는
아무 문장이든 청크 단위로 끊어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다.

특히 혼자 공부하는 사람에게 청크 학습은 필수다.
왜냐면 혼자 공부하면 ‘교정해주는 사람’이 없다.
그럼 최소한 입에 붙은 문장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문장 통째로 외우면, 그 자체가 말하기 연습이 된다.

이건 마치 연기를 배우는 과정과 비슷하다.
대사를 한 줄 한 줄 해석해서 외우는 게 아니라,
그 장면 전체를 통으로 익히는 것.


영어회화도 같다.
말하고 싶은 장면, 표현, 뉘앙스를
문장 단위로 익히는 것이 핵심이다.

혼자서 영어회화를 공부할 수 있는가?
가능하다. 하지만 ‘혼자’라는 이유로 비효율적인 방법을 쓰면 절대 안 된다.

내가 그랬다.
단어장을 돌리고, 문법책을 붙잡고, 자막을 해석했다.
그건 영어 회화가 아니라, 그냥 해석 공부일 뿐이다.

영어회화 공부 혼자하기는 반드시 아래처럼 바뀌어야 한다.

단어가 아니라 문장으로 접근할 것
해석이 아니라 반복 말하기 위주로 훈련할 것
머리보다 입을 쓰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

이 세 가지가 바뀌지 않으면
10년을 공부해도 말문은 안 트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좋은 문장을 어디서 어떻게 구할 것인가다.


나 같은 경우, 덩어리영어라는 인강을 활용했다.
거기선 단어 외우는 게 없다.
오직 통문장, 실전 문장, 청크 단위 말하기만 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지금은 영어를 이야기처럼 말할 수 있게 됐다.
무작정 혼자 하다 실패했던 시간을 떠올리면,
이제는 조금 아쉽기도 하다.
그 시간을 더 일찍 ‘덩어리’로 바꿨다면 얼마나 달랐을까.

지금 혼자 영어회화 공부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단어장은 잠깐 덮어두라.
말문이 트이길 원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청크 중심으로 통문장을 익히라.

그게 진짜 말문을 여는 첫걸음이다.
그리고 그 시작을 덩어리영어와 함께 한다면,
혼자서도 충분히 영어로 말할 수 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