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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회화 학습, 단어 외워도 말 안 나오는 이유와 왕초보 탈출기
    공부STUDY _review 2025. 5. 3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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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회화 학습을 시작하기 전, 머릿속에는 늘 같은 질문이 맴돌았다. "단어는 좀 아는데, 왜 말이 안 나올까?" 문법 책은 수없이 넘겨봤고, 단어장도 닳도록 외웠지만 막상 외국인을 마주하면 머리가 하얘졌다. 마치 외운 단어가 낱개로 떠다니는 것처럼, 그걸 이어서 말로 꺼내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내가 처음 영어회화 학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취업을 앞둔 대학 4학년 때였다.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쓰기 위해 토익 점수를 끌어올렸고, 취업 스펙을 위해 학원도 알아봤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깨달았다. 토익 점수가 높아도, 실전에서는 쓸모가 없다는 걸. 고객과 통화해야 하는 상황, 해외 출장 자리, 외국인 친구를 만났을 때... 머리로 아는 영어와 입에서 나오는 영어 사이엔 깊은 골이 있었다.

    처음에는 인터넷에서 무료 영어회화 콘텐츠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유튜브 강의를 하루에도 몇 개씩 보고, 다양한 앱을 깔아 이것저것 시도해 봤다. 그런데 이상했다. 내용은 분명히 이해했는데, 막상 따라 해보려고 하면 어색하고, 실제 상황에서는 도저히 입이 안 떨어졌다. "이걸 수백 번 들었는데 왜 아직도 못 말하지?" 그런 좌절이 반복되면서 영어회화 학습 자체에 대한 회의감도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수업이 덩어리영어였다. 설명은 단순했다. "복잡한 문법 대신, 원어민이 자주 쓰는 문장을 그대로 익히고, 그대로 말하는 연습을 반복한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그렇게 쉽게 영어가 될까? 하지만 한 주, 두 주 수업을 따라가다 보니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따로 문법 설명이나 단어 시험이 없다는 거였다. 대신 상황이 주어지고, 그 상황에서 원어민이 어떻게 말하는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그 문장을 여러 번 따라 하면서 입에 붙게 만들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누군가 늦게 도착했을 때 "Sorry, I got held up" 같은 표현을 자연스럽게 쓰도록 연습한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상황이 익숙해지면 문장이 입에서 툭 튀어나왔다. 단어를 조합하지 않아도, 상황에 맞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경험. 이게 바로 내가 그동안 갈망했던 영어였다. 이 방식은 단순히 머릿속에 남는 게 아니라, 몸이 기억하게 만든다.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자동 반사처럼 말이 튀어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게 진짜 영어회화 학습의 시작이었고, 지금도 이 방법만큼 효과적인 건 못 봤다.

     


    어느 날 지하철 안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길을 물어왔다. 예전 같았으면 얼버무리거나, 피했을 상황이다.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 망설이지 않았다. "Take this line and transfer at City Hall." 그 말을 하고 나서 나도 놀랐다. 이게 어떻게 나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수업 시간에 "길 안내" 상황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던 게 떠올랐다. 그때 배웠던 청크 문장이 그냥 입에서 흘러나온 거였다. 이건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진짜 몸에 밴 문장들이었다.

    이 수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문장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상황'과 함께 익힌다는 점이다. '식당에서 주문할 때', '공항에서 짐 맡길 때', '회사에서 회의 잡을 때' 등등. 실제로 닥칠 수 있는 순간을 통째로 연습한다. 그러니까 그 순간이 실제로 다가왔을 때, 이미 입이 반응할 준비를 마친 셈이다. 나중엔 수업에서 배운 표현들을 내 나름대로 조합해보기도 했다. 가령 "Can I get a window seat?" 같은 건 실제 항공권 예매하면서 쓸 수 있었고, "Would you like to join us for dinner?"는 출장 중 동료에게 자연스럽게 나왔다.


    이런 방식이 가능한 건, 선생님 덕분이었다. 무작정 외우라고 하지 않았다. 항상 "천천히 따라오면 돼요"라고 말해줬고, 틀려도 혼내지 않았다. 오히려 웃으면서 "이건 다들 틀리는 거예요"라고 안심시켜줬다. 그래서일까, 수업이 끝나고 나면 기분이 좋았다. 영어에 대한 압박감보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조금씩 쌓였다. 영어회화 학습을 하면서도 스트레스가 아니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오랜만이었다.

    영어 초보자라면 공감할 것이다. 처음엔 모든 게 벽처럼 느껴진다. 듣기도 어렵고, 말은 더더욱 안 나온다. 하지만 이 수업은 그런 장벽을 얇게 만든다. 듣고, 말하고, 또 듣고, 또 말하고. 그렇게 반복하면서 어느새 영어가 내 일부처럼 스며든다. 그냥 앉아서 듣는 수업이 아니라, 내가 움직이고, 말하고, 실수하고, 다시 말하면서 만들어지는 능력이었다. 왕초보라면 고민하지 말고 그냥 따라가기만 해도 된다. 그게 가장 빠르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수업이 말하기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수업은 듣기 따로, 말하기 따로지만 여기선 그럴 필요가 없다. 말하기를 중심으로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듣기도 함께 따라온다. 상대가 말하는 문장을 자주 들으면서, 같은 구조를 말하게 되니까 귀도 같이 트인다. 영어를 따로따로가 아니라 '덩어리'로 익히는 방식이 이렇게 강력할 줄은 몰랐다. 특히 반복된 상황 안에서 청크를 익히니, 매번 새로운 문장을 외울 필요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는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영어는 '방법'의 문제다. 맞는 방법으로, 제대로 반복하면 누구든 가능하다. 특히 회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단어장 들고 다니는 것보다 상황에 맞는 문장을 덩어리째 익히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그리고 그런 수업을 찾고 있다면, 고민할 필요 없다. 그냥 따라가면 된다. 영어회화 학습은 결국 말하는 사람이 이기는 싸움이다. 틀려도 말해야 발전한다.

    처음 수업에 들어갔을 땐, 10문장을 겨우 따라 읽는 것도 버거웠다. 지금은 하루에 50 문장도 무리 없이 말한다. 물론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틀리더라도 말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수업을 통해 '완벽한 문장'보다 '진짜로 쓸 수 있는 문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됐다.

    수업을 들으면서 느낀 건, 이것이 단순한 영어공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게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훈련이었다. 마치 자전거를 배울 때처럼, 처음엔 중심을 못 잡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자연스럽게 페달을 밟는다. 영어회화도 마찬가지였다. 수업이 내게 해준 건, 그 페달을 밟을 수 있도록 지지해 준 것이다. 영어회화 학습은 결국 '습관'이고, 그 습관을 만드는 건 좋은 환경과 반복뿐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도, 아마 "나도 영어 좀 해야 하는데..." 하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어떤 방법으로 시작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을지 모른다. 그럴 땐, 너무 많은 걸 고민하지 말고 일단 '덩어리로 말하는 연습'을 시작해보길 권한다. 한 문장이 입에 붙으면, 두 문장이 붙고, 그렇게 쌓인 문장들이 나중엔 대화로 이어진다. 그건 단어 외우기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경험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이 수업은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과도한 투자 없이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기에, 금방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수업을 시작하고 몇 달이 지난 지금, 내 영어는 분명히 달라졌다. 더 유창해졌다는 말이 아니다. 더 용기 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영어는 '이해'보다 '반사'다. 머리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입이 먼저 반응해야 한다. 그리고 그 반사를 만들어주는 건 청크, 즉 덩어리로 익히는 반복 훈련이다. 영어회화 학습을 진지하게 시작하려는 누구든, 이 방식은 반드시 고려해볼 만하다. 나처럼 말문이 닫혀 있던 사람이, 그 문을 여는 열쇠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수업은, 내가 영어로 말할 수 있는 삶의 시작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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